1. 서(序)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기 마련이다. 또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는 말도 있다.
합창음악에서 시작은 시성(始聲 Attack)이고, 마지막 끝은 종성(終聲 Release)이다. 따라서 세련되고 아름다운 합창이 되기 위해서는 시성과 종성이 잘 표현되어야만 한다. 또한 합창의 시작과 끝은 합창단 뿐만 아니라 청중들에게도 깊은 의미를 준다. 시성이 잘 발성되지 않으면 합창 전체가 불안하게 느껴지고, 종성이 잘 발성되지 않으면 뒷 맛이 개운하지 못하다. 그래서 지휘자가 연습중 누차에 걸쳐서 이를 되풀이 하여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고, 합창단원들도 이것을 이해하고 시성과 종성이 잘 표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겠다.
2. 시성(Attack)
"어떻게 하면 시성을 잘 발성할 수 있을까?'라고 하는 문제는 모든 성악가들이 해결해야 하는 중요 과제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시성이 잘 되고, 못 되고에 따라서 한 곡의 연주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흔히 "합창의 첫 소리를 들으면 그 합창단의 수준을 알 수 있다"라고 말하는데,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그 말의 진정한 뜻을 이해할 수가 있다.
가. 시성의 준비와 자세
시성이 잘 되기 위해서는 발성이 되는 순간에 합창단원들은 모두 바른 목소리를 낼수 있어야 하고,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바른 목소리가 되기 위한 일, 다시 말해서 합창단원들의 마음과 행위가 통일되고, 또 통합된 관점에서의 준비가 요구된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바른 소리를 내는데 필요한 자세(바른 자세)가 준비돼 있어야 한다.
단원들의 자세에서 음악에 대한 느낌에 상응하는 긴장도를 느낄수 있어야만 합창의 시작이 잘 될수 있는 기본적 준비가 됐다고 볼수 있겠다. 그러나 몸이 경직되어서는 안 된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긴장감이 느껴질 수 있도록 자세가 유지되어야 한다.
둘째, 첫 음을 바른 음정으로 발성할수 있는 준비가 되있어야 한다.
이렇기 위해서는, 준비된 음정에 대한 감각을 울림의 듣기로 바꾸어야 한다. 즉 화음에 대한 느낌과 멜로디에 대한 느낌, 그리고 리듬에 느낌등과 같은 느낌을 느끼면서 발성해야 바른 음정을 준비할수 있다. 합창에서 어떤 파트가 발성해야 할 하나의 음정은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和音, Melody, Rhythm등과의 상호적인 관련속에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창단원들은 모두 시발의 과정에서 울림을 듣게 될수 있어야 한다.
세째, 첫 음을 바르게 낼수 있도록 호흡이 준비되고, 그 준비된 호흡이 유지되도록 정지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만 첫 박의 소리는 악곡이 요구하는 바의 Dynamic의 표현 및 그에 따른 적절한 울림을 가질수 있다.
네째, 첫 가사를 바르게 발음할 수 있도록 준비, 특히 입 모양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발음의 준비는 가사를 노래하기에 적합하게 하는 필수적인 요건이다. 노래할 때 음은 모음에 의해서 지속되는 것이고, 의미는 자음에 의해서 결정된다. 다시말해서 모음으로 노래하면서 그 사이사이에 필요한 자음을 적절히 삽입하여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가사는 모음과 자음이 섞여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첫 가사를 바르게 발음하기 위하여 준비된 입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사의 의미(意味)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합창의 표현은 음악과 함께 가사에 의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사의 의미를 상상하면서 합창의 울림이 이루어질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래야만 합창이 보다 풍부한 울림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나. 시성과 가사의 발음
악곡의 처음에 있는 음표와 가사를 잘 표현하는 것은 악곡 전체의 표현에 영향을 미친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악곡의 처음에 있는 음표를 잘 발성하고, 악곡의 처음에 있는 가사를 잘 발음하면 악곡 전체의 표현이 잘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시성의 표현에 의해서 악곡이 연주되는 내용의 반을 알 수 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만큼 시성의 표현이 중요하다는 점을 우리는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시성의 표현은 발성과 발음 모두에 관계되고, 또 합창의 경우에 있어서는 발성과 발음을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따라서 좋은 발성과 좋은 발음은 시성의 표현을 제대로 되도록 만드는 양 측면이다. 발성이 안되면 발음이 안되는 것이고, 발음이 안되면 발성이 안된다고 보면 되겠다. 왜냐하면 소리는 발성과 발음의 합동 작전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사의 발음이라는 관점에서 시성을 살펴보되, 세가지 측면(발음 원리의 일치, 입모양의 일치, 발음 방법의 일치 등의 관점에서) 논의하겠다.
1) 발음 원리의 일치
여러 사람이 같이 노래할 때 모두가 발음의 원리를 같이하여 노래하는 것이 중요하다. 50명이 합창을 한다고 가정한다면 50명 모두가 같은 원리에 따라 발음하며 노래를 해야 한다. 합창 음향이 들리는 전 과정에서 발음의 원리를 통일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시성에서는 발음의 원리를 통일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50명이 노래할 때 49명이 발음의 원리를 일치시키고 1명이 다른 원리에 따라 발음해도 안될 정도로 시성의 발음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시성에서 발음하는 원리는 글자의 초성과 중성, 그리고 종성을 완전히 분리하되 하나의 글자로 들리도록 발음하는 것이다.
자음에 의하여 의미가 전달되고, 모음에 의하여 소리가 만들어지도록 하면서 자음과 모음이 합하여 하나의 글자를 만들도록 발음해야 한다. 따라서 발음의 원리에 대하여 말할 필요가 생기고, 그내용은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첫째, 합창을 하는 모든 사람이 초성인 자음을 준비한다. 중성인 모음을 발음하기 전에 미리 초성인 자음의 발음이 될 수 잇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만'이라는 글자를 발음하려고 할 때 'ㅏ'를 발음하기 전에 'ㅁ'의 준비를 해야 한다.
둘째, 합창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음을 준비한 상태에서 중성인 모음을 발음한다. 초성인 자음이 발음될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에서 중성인 모음을 발음한다. '만'이라고 하는 글자를 발음한다고 할 때 'ㅁ'이 준비된 상태에서 '아'를 발음한다. 자음을 준비하지 않고 '마'를 발음하는 것이 아니라 'ㅁ'이 준비된 상태에서 '마'를 발음하는 것이다. '마'를 발음하되 'ㅁ'과 '아'가 분리된 상태에서 하나로 발음되도록 해야 한다.
세째, 합창을 하는 모둔 사람들이 종성인 자음으로 중성인 모음의 소리를 정지시키도록 한다. 중성인 모음에 의하여 지속되던 소리가 종성인 자음에 의하여 정지되도록 발음을 해야 한다. '만'을 발음한다고 할 때 '아'의 소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ㄴ'이 발음되도록 소리를 정지시켜야 한다. 따라서 마자막 부분에서는 '안'이라는 소리가 들리게 한다.
이상에서 설명한 발음의 원리를 그림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만"------------------:
초성 준비의 일치 "ㅁ" :
중성 발음의 일치 "ㅏ" -----------------:
종성 처리의 일치 ------------------" ㄴ"
실 제 의 소 리 "마" ------------------" 안"
2) 입모양의 일치
발음의 원리를 일치시켜서 시성을 표현하는 것은 입모양을 일치시키는 것과 깊은 관계가 있다. 비록 같이 노래하는 사람들이 발음의 원리를 같게 한다고 해도 입모양이 다르다면 같은 소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발음 원리의 일치에 의하여 행동의 통일은 이루어질 수 있겠지만 소리의 통일은 이루어질 수 없다. 가사의 초성과 중성과 종성을 발음하는 행위는 일치시킬 수가 있겠지만 발음 원리의 일치가 입모양의 일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발음 원리를 일치시키며 발음해도 입모양은 다를 수가 있다. 따라서 발음에 의하여 시성을 표현할 때에는 발음 원리를 일치시킴과 동시에, 입모양도 일치시켜야 한다. 이런 사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초성인 자음이 같은 느낌으로 발음될 수 있도록 입모양을 통일시켜야 한다. 초성에 사용되는 자음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이 자음들은 나름대로의 입모양에 의하여 이루어 진다. 그리고 어떤 자음이나 입모양이 통일될 때 같은 느낌의 소리가 나게 된다. '만'의 경우애'ㅁ'의 입모양을 같게 하여 발음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렇게 할 때 같은 느낌의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둘째, 중성인 모음도 같은 느낌의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입모양을 통일시켜서 발음해야 한다. 중성에 사용되는 '이, 에, 아, 오, 우' 등의 모음들 중에서 하나의 모음이 나올 때 그 모음은 같은 느낌의 소리가 되도록 발음해야 한다. 하나의 모음을 여러 사람이 같이 발음할 때 입모양, 입안의 공간, 공명 촛점 등이 다르면 다른 느낌의 소리가 난다. 그러므로 중성인 모음의 발음은 입모양, 입안의 공간, 공명 촛점 등을 같게 하면서 발음해야 한다.
세째, 종성인 자음이 같은 느낌으로 발음될 수 있도록 입모양을 통일시켜야 한다. 종성인 자음에 의하여 중성인 모음의 진행을 정지시킬 때 자음의 입모양을 통일시켜서 발음해야 한다. '만'의 경우에 'ㄴ'으로 지속되던 '아'소리를 정지시켜야 하는데, 이 때 'ㄴ'의 입모양을 같게 해야 한다.
3) 발음 방법의 일치
발음에 의하여 시성을 표현할 때 발음 원리와 입모양을 일치시키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해야 여러 사람들에 의한 시성의 표현이 제대로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발음 원리와 입모양을 알고, 이것을 일치시켰다고 해서 노래할 때 시성의 표현이 제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노래할 때의 발음은 노래가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고, 이렇게 하는 것은 발음 방법을 일치시킴으로 얻을 수가 있다. 따라서 글자의 초성과 중성, 종성 등을 적절하게 발음해야 하는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초성인 자음이 중성인 모음에 대하여 장식음과 같이 처리되도록 발음해야 한다. '만'의 경우에 'ㅁ'이 '아'에 대하여 장식음과 같이 처리되도록 해야 한다. 'ㅁ'과 '아'가 동시에 발음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ㅁ'이 '아'에 대하여 앞 꾸밈음과 같이 느껴지도록 하면서 동시적으로 발음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중성인 모음에 의하여 소리가 지속되도록 발음해야 한다. 노래의 Melody는 모음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것이고, 이 때의 모음이 글자의 중성이다. 따라서 모음의 발음은 소리를 지속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음악적인 요청에 의하여 변화시켜아 할 때를 제외하고는 모음의 발음에 의하여 같은 느낌의 소리가 나도록 소리를 지속시켜야 한다.
세째, 종성인 자음이 중성인 모음에 대하여 장식음과 같이 처리되도록 발음을 해야 한다. '만'의 경우에 'ㄴ'이 '아'에 대하여 장식음과 같이 처리되도록 해야 한다. 소리를 지속시키던 '아'에 대하여 'ㄴ'이 뒷 꾸밈음과 같이 느껴지도록 발음을 해야 한다.
* 참고서적 : 이택희 저 '합창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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