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부활성야 전례에서 부활초를 촛대에 꽂은 다음 부제나 사제(원칙적으로는 사제의 축복을 받은 부제가 하며, 때론 일반 신자가 하기도 함)는 부활 찬송(Exsultet)을 노래한다.
Exsultet(또는 Exultet)는 ‘기뻐하라, 용약하라’라는 뜻으로 부활 찬송의 첫구절이다.
“Praeconium Paschale (Easter Proclamation)"이 ‘부활 찬송’이라는 의미이지만 그냥 Exsultet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부활 찬송이 처음 불려진 정확한 유래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교회의 오랜 관습이라고 보면 된다.
부활 찬송의 가사는 수차례에 걸쳐 조금씩 개사되거나 수정되기도 하였으며 선율도 조정되어 왔다.
현재 1983년 로마 미사 경본에서 수정된 내용이 있지만 교황청에서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선율을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 천주교회도 이것을 사용하고 있다.
1970년부터는 노래로 하지 않고 읽는 것도 허용되고 있다.
2. 가사와 노래
짧은 부활 찬송(EXSULTET)
용약하라 하늘 나라 천사들 무리, 환호하라 하늘 나라 신비.
구원의 우렁찬 나팔소리, 찬미하라 임금의 소리.
땅도 기뻐하라, 찬란한 광채 너를 비춘다.
영원한 임금의 광채 너를 비춘다.
비춰진 땅아 깨달으라, 세상 어둠 사라졌다.
기뻐하라 자모신 성 교회, 위대한 광명으로 꾸며진 성 교회,
백성의 우렁한 찬미 소리 여기 들려 온다.
마음과 뜻을 다하여, 눈으로 볼 수 없는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독생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소리 높여
찬송함이 마땅하고 옳은 일이오니,
성자께서는 우리 대신 성부께 아담의 죄 갚으시고,
거룩한 당신 피로 옛 죄 씻으셨나이다.
파스카 축일 오늘 지내오니, 참된 어린양 오늘 살해되시어,
그 피로 우리 마음 거룩해지나이다.
이 밤은, 주 친히 우리 조상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불러 내시어, 홍해 바다 마른 발로 건네 주신 거룩한 밤.
거룩한 이 밤은, 불기둥의 빛으로써 죄악의 어둠 몰아 낸 밤.
이 밤은, 온 세상 어디서나, 그리스도 신자들을 세속 온갖 죄악과
죄의 어둠에서 구원하여, 은총으로써 성덕에 뭉쳐 준 밤.
이 밤은, 죽음의 사슬 끊으신 그리스도, 무덤의 승리자로 부활하신 밤.
오, 기묘하도다, 우리에게 베푸신 자비!
오, 헤아릴 길 없는 주님 사랑!
종을 구원하시려 아들을 넘겨 주신 사랑! 참으로 필요했네,
아담이 지은 죄, 그리스도의 죽음이 씻은 죄. 오, 복된 탓이여!
너로써 위대한 구세주를 얻게 되었도다.
거룩하여라, 이 밤. 죄를 용서하고 허물 씻으며, 도로 준다.
죄인에게 결백, 우는 이에게 기쁨.
은총 가득히 내리는 이 밤에, 아버지 받으소서, 향기로운 이 저녁 제사.
주님께 이 초를 성대하게 봉헌하오며,
벌들이 만든 것을 성직자의 손으로, 성 교회가 봉헌하나이다.
오, 참으로 복된 밤, 하늘과 땅이 결합된 밤, 하느님과 인간이 결합된 밤!
그러므로 주님, 주님 영광 위하여 봉헌된 이 촛불을 끊임없이 타오르게 하시어,
이 밤의 어둠 물리치소서.
향기로운 제사로 받아들이시어, 밝은 천상 광채에 합쳐 주소서.
샛별이여, 이 불꽃을 받아들이소서. 무덤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
인류를 밝게 비추시는 샛별이여.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 아멘.
3. 부활 찬송의 유래와 전례음악적 기능
로마 가톨릭 교회의 전례력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으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성주간 예절에서도 특히 부활성야 전례는 다 함께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을 기뻐하도록 장엄하고 화려하게 진행됩니다.
빛의 예절이 끝나면 바로 시작되는 '부활 찬송(Exsultet: 이 말은 부활찬송 가사의 첫 단어이며 "기뻐하라, 용약하라"라는 뜻)'은 "Praeconium Paschale(쁘레꼬니움 빠스깔레)"라고 하는데, "Praeconium"이란 말은 찬양, 찬미, 찬송이라는 뜻입니다. 이 말이 "Paschale", 즉 부활이라는 말과 함께 사용되어 "부활 찬송"이라는 전례용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Exsultet"는 내용상 '부활 찬송이라는 뜻이 아니고 가사의 첫 단어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며, 교회전례 안에서 오래동안 관습적으로 "부활 찬송"이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입니다. 이는 이탈리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활 찬송이라고 할 때는 그냥 "Exsultet"이라는 말이 많이 쓰이지, 원래 단어인 "Praeconium Paschale"는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 학문적 용어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부활 찬송이 언제, 어느 곳에서 처음 불리워졌는가에 대한 역사적 유래에 관해서는 학자들간에 이견이 있습니다.
(1) 4세기경 밀라노 전례의 효시인 성 암브로시오때부터 이미 사용되었다.
(2) 5세기경 갈리아(Gallia : 지금의 프랑스 남부 지방)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3) 5세기경 젤라시오 교황(496년 선종)때 인준된 "Antiphonale Missarum Sextuaplex( 로마 미사 응답가집)" 에서 가사가 기록되어 있다
(4) 7세기경 모자라비꼬(지금의 스페인) 전례에서 사용되었다
위와 같은 견해들이 현재까지 전례음악 학자들 간에 주장되고 있는 내용들인데, 어찌되었든 8세기 이전에 이미 부활 찬송은 이탈리아 전역에서 불리 왔다는 점에는 일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부활 찬송은 가사 내용으로 보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긴 부활 찬송' 입니다.
(1) Exultet jam Angelica turba caelorum...(용약하라 하늘나라 천사들 무리 ..., Cerei hujus laudem implere perficiat( 이 초의 찬미 완성하소서).
부활 찬송 첫 시작부터 "Cerei... perficiat"까지는 서문으로써 장엄한 선포가 주된 내용입니다. 음악적으로도 장엄함을 돋 보이기 위해 많은 장식음들이 선율의 변화를 주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부활 찬송은 교회의 오랜 전통대로 사제의 축복을 받은 부제가 부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부제가 없을 때는 주례사제가 부를 수도 있으며 또는 신자(독창자)가 부르기도 합니다. 신자가 부활 찬송을 부를 경우, 사제의 축복은 생략되며 부활 찬송 제 1부분이 끝나고 제 2부분으로 들어가기 전에 하게 되는 "주님꼐서 여러분과 함께" 등의 교송도 모두 생략됩니다.
부활 찬송 제 1부분을 노래할 때 장엄한 선포를 듣는 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조금 느리게 그리고 큰 목소리로 가사의 뜻을 새기면서 불러 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 부분이 끝나면 부제와 신자들이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Dominus vobiscum)", "또한 사제와 함께(Et cum spiritu tuo)", "마음을 드높이(Sursum corda)", "주님께 올립니다(Habemus ad Dominum)", "우리 주 하느님께 감사합시다(Gratias agamus Domino Deo nostro)",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Dignum et justum est)" 로 서로 교송을 낭창 형식으로 하며 두 번째 부활 찬송 부분으로 들어갑니다.
(2) Vere dignum et justum est(마음과 뜻을 다하여).... Fugat odia, concordiam parat et curavat imperia(미움 없애고 화목 이룬 이 밤, 권세를 꺾는다).
이 부분은 하느님의 은총을 찬양(lode)하고 있습니다. 음악적으로도 제 1부분보다 선율의 움직임이 훨씬 간단하며 마치 서간경을 낭창하는 것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을 노래할 때는 제 1부분과는 또 다른 감정 표현을 해 주어야 하며, 노래의 속도는 보통 빠르기로 해야 될 것입니다.
(3) In hujus igitur noctis gratia(은총이 가득히 내리는 이 밤에).... Qui tecum vivit et regnat in saecula saeculorum. Amen(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아멘)
마지막 세 번째 부분은 초를 봉헌하며 모두가 하느님께 기도를 바치도록 되어있습니다. (Oramus ergo te, Domine, ut cereus iste in honorem tui nominis consecratus...그러므로 주님, 주님 영광 위하여 봉헌된 이 촛불을 끊임없이 타오르게 하시어...)
이 부분 역시 서간경 낭창 구조처럼 반복음이 많이 등장합니다. 따라서 노래 부르는 방법은 두 번째 부분과 동일합니다. 다만 동일한 음이 계속될 때 가사의 정확한 발음에 유의하고 라틴어로 부를 경우 액센트와 억양에 주의해야 됩니다.
중요한 점은 부활 찬송이 그리스도의 부활을 장엄하게 선포하고 듣는 이들은 이를 받아 들이면서, 비록 독창자가 혼자 노래를 하더라도 내적으로는 하느님께 기도와 찬미를 모두 함께 바치는 일인데, 부활 찬송을 미사시간을 이유로 간단히 형식적으로 읽고 지나 간다면 전례정신으로 볼 때 합당치 않은 것으로 사료됩니다.
참고도서 : R. HESBERT, Antiphonale Missarum sextuplex
V. DONELLA, Musica Liturgia
A. P. ERNETTI, Storia del Canto Gregoriano
Ed. Mohlberg, Sacramentario Gelasiano
출처: 상기 '부활 찬송의 유래와 전례음악적 기능'은 이대성 요한님이 엮은<독창과 오르간을 위한 부활 찬송(EXSULTET)>'부활 찬송 해설' 내용 중에서 옮겨 왔습니다.
출처 : 성 비오 교회음악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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