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곡(受難曲, Passion)
원칙적으로는 4 개의 복음서 중 어느 하나에 의해서 그리스도 수난의 내용을 작곡한 것으로 <마태오 수난곡>, <마르코 수난곡>, <루가 수난곡>, <요한 수난곡>의 4 가지가 있다. 다시 특수한 형태로는 4 복음서 중에 기록된 십자가상에서의 그리스도가 한 말을 엮어 텍스트로 한 <십자가상의 일곱가지 말씀>이란 악곡도 있다. 로마 가톨릭의 전례에서는 성주간 중에 복음서의 수난의 기사(記事)를 낭독(또는 낭창)하도록 규정되어 종려(棕櫚)주일에 마태오전, 성화요일에 마르코전, 성수요일에 루가전, 성금요일(수난의 날)에 요한전을 읽도록 되어 있다.
수난곡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어, 9 세기 내지 10 세기에 시작되었으며 그 후 18 세기까지에 여러 가지 음악적 형태를 만들어 내었으나 대개 아래와 같이 분류된다.
1. 단선율 수난곡(Choral passion(독), plainsong passion(영)):
성주간 중에 복음서의 그리스도 수난의 기사를 '그리스도', '복음사가(福音史家, evangelista)' '그 밖의 인물, 군중, 병사 등(유대 군중,turba Judaeorum)'의 셋으로 나누어 각 인물을 대표하는 성직자가 단선율 성가로 낭창하는 습관에서 비롯되었다. 3 종의 등장 인물에 의한 낭창음(朗唱音)의 음높이와 낭창의 빠르기는 각가 다르며 가장 낮고 느리게 노래되는 것이 그리스도, 중간이 복음사가, 가장 높고 빠르게 노래되는 것이 군중과 그 밖의 사람들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수난곡에는 역사적으로 가장 오랜 것으로 9~10세기 경에 최초의 자료가 있다. 그 후 독일 복음교회의 작곡가들에 의해서 다시 작곡되게 되었으며 요한 발터, 야콥 마일란트, 토마스 맨켈른. 마티아스 빌피우스 등의 작품이 있다.
2. 모텟트풍 수난곡(Motet passion):
등장 인물의 여하에 관계없이 텍스트 전체를 일관하여 많은 다성부로 작곡한 수난곡.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작품은 앙트완 드 롱가발이 1510년 경에 작곡한 것으로(이전에는 오부레히트의 작품으로 알려져 왔다), 텍스트는 4 개의 복음서 전체에서 취해지고 있다. 그 밖에 치프리아노 데 롤레, 요하임 아 부르크, 레온하르트 레히너 등이 이런 유형의 수난곡을 남기고 있다.
3. 폴리포니 수난곡(Polyphony passion):
군중의 말만을 다성부로 작곡하고 그 밖의 등장 인물 부분을 단선율로 낭창하는 형식의 수난곡.
이전에는 1)의 코랄 수난곡과 2)의 모텟트풍 수난곡의 혼합형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폴리포니 수난곡쪽이 모텟트풍 수난곡보다도 역사적으로 오래되었으며,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작품은 1450년 경에 성립된 수사본(手寫本, British Museum MS Egerton 3307)중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혼합형>으로서의 분류는 피하게 되었다.
또한 단선율의 낭창과 폴리포니와의 대조가 극적 효과를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극적 수난곡>이라고도 불리운다. 이런 종류의 작품은 세르미시, 랏수스, 겔레로, 빅토리아, 버드, 쉬츠 등이 남기고 있다.
또한 16세기 이탈리아의 작품에는 복음사가의 부분만을 단선율의 낭창으로 하고 그 밖의 부분은 모두 다성부로 작곡하였다.
4. 오라토리오풍의 수난곡:
17세기 후반에 오라토리오나 오페라, 칸타타와 같은 성악곡의 영향을 받아서 성립되었다.
텍스트는 성서에 덧붙여서 자유로운 종교시나 독일 복음교회의 수난곡의 경우는 코랄도 삽입된다. 음악은 바로코기의 모노디 및 협주 양식이 삽입되어 등장 인물은 레치타티보 세코 및 레치타티보 아콤파나토와 합창으로, 자유로운 종교시는 아리아로 작곡되었으며 또한 독일 복음교회의 수난곡의 경우는 회중의 소리를 반영하는 코랄도 첨가되었다.
18세기로 들어서자 자유로운 종교적 서정시에 의한 수난곡 텍스트가 애호되어 푸노르트, 부로케스 등에 의해서 작시(作詩)되어 카이저, 텔레만, 헨델, 마테존등이 이런 종류의 수난곡을 작곡하였다. 이에 반하여 바하의 수난곡은 부로케스나 피칸더에 의한 자유로운 종교시에 바탕을 둔 아리아나 합창을 삽입하면서도 어디까지나 성서의 기술을 중심으로 한 신학적 깊이를 나타낸 걸작이라 하겠다.
18 세기 중엽 이후의 수난곡은 극적인 음악의 연주 장소가 연주회장으로 옮겨졌기 때문에 오히려 그리스도의 수난 이야기를 제재로 하는 오라토리오로 바뀌어 갔으며 텍스트나 음악도 주관적이고 감상적으로 그리스도의 죽음을 기억하는 것으로 되었다. 19 세기를 통하여 이런 유형의 수난 오라토리오가 애호되었으나 20 세기로 들어서자 쿠르트 토마스, 디스틀러, 페핑, 아렌스 등이 다시 쉬츠나 바하를 모범으로 한 성서적인 수난곡을 내놓게 되었다,
이와 같은 수난곡의 시대적 변화가 각 시대의 음악 양식과 신학 사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참고서적: 세광음악출판사 편 '음악용어사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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